오늘은 라디그를 다녀오는 날이다.
라디그에 세이셸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치가 있다고 해서, 기대가 좀 되는 날이다.
배를 늦게 타면 시간이 짧아서 구경하는데 시간이 모자라는 경우가 많다고 해서,
아침 7시에 라디그로 출발하는 배를 예매했다.
여기 와서 시차 때문인지 이상하게 새벽 5시 정도만 되면 둘이 같이 눈을 뜨는 기적을 경험하고 있다.
라디그를 가는 배는, 모두 코코로즈(coco's rose)사의 배이다.
예매는 하단 링크를 통해 예매했다.
세이셸공식부킹닷컴
https://www.seychellesbookings.com/
아침에 서둘러 일어나서, 프랄린 페리 선착장으로 이동했다.
6시 40분경에 도착하니, 선착장 문도 잠겨 있었다.
선착장에서 일하시는 직원분과 도란도란 얘기를 나눠가며 기다리니 곧 문이 열리고,
코코로즈 사무실도 오픈했다.
배를 타기 전에, 사무실에 먼저 들러 바우처를 보여주고 티켓을 받아야 한다.
이 크고 거대한 아크릴이 라디그로 가는 페리를 탈 수 있는 보딩패스이다.
뒷주머니에 꽉 차게 들어가는 아주 적절한 사이즈이다.
아침 첫 배라 그런지 라디그로 들어가는 과일과 채소 등의 식자재를 함께 싣고 있었다.
라디그 물가가 세개의 섬중에 제일 높다고 들었는데,
아마 이런 자재를 운송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배는 거의 정확히 7시경에 출발했고, 15분 정도 지나니 금방 라디그 페리에 도착했다.
라디그 선착장은 생각했던 것만큼 작고 아담한 곳이다.
그렇지만 역시 바다는 엄청나게 이쁘다.
라디그는 운행하는 차량 대수를 나라에서 제한해놓을 만큼 환경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곳이라고 한다.
주민들도 자전거를 타고 생활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는 곳이라,
자전거를 대여해서 다니면서 구경하면 된다.
듣기로는, 라디그에 도착하면 자전거를 대여하는 호객꾼들이 있다고 했는데,
첫배로 도착해서인지 선착장이 조용했다.
직접 바이크렌탈샵으로 가기로 하고, 그전에 잠깐 커피와 간단하게 먹을거리를 사러 근처 카페로 갔다.
다행히 아침부터 일찍 열려있던, Glorious Bakery & snacks 카페로 들어갔다.
페리 바로 근처에 있다.
자전거를 빡세게 타야 하니 카페인과 당 보충을 위해 커피와 케이크을 먹으면서,
마다가스카르에서 온 아주아주 친절한 직원과 섬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티는 못냈지만 마다가스카르 사람은 처음 봐서, 사실 신기했다...
다들 마다가스카르에 대해 환상 있잖아요...? 신비의 섬....
거북이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는데 이곳에서는 거북이를,
turtle보다는 tortoise로 부른다고 한다.
마다가스카르人인 직원분인 똘또라고 말하면 된다고 하길래,
둘이서 "똘또 똘또"그러면서 거북이를 찾으러 다녔다.
카페에서 기분좋게 아침을 먹고, 자전거를 빌리러 근처 렌탈샵으로 이동했다.
1인당 전일 대여(~17:00) 가격은 150루피이다.
우리는 새해휴무로 인해 환전을 못한 상태라 계속 달러로 지불하고 있다.
식당이나 가게에서 달러로 돈을 받을 때는 대부분, '12~13.5' 정도로 환율을 계산하여 달러를 받는다.
가능한 경우에는 은행에서 환전(평균적으로 14.0 조금 넘는 정도)을 해서 돈을 쓰는게 무조건 이득이다.
휴, 새해휴무,,,,,,,,,,,,,,,,,,,,,,
달러로 지불하니 22달러가 나왔는데, 마침 가진 달러가 21달러라서 직원에게 얘기하니 흔쾌히 21달러로 해주었다.
고맙습니다 친절한 직원.
구글 후기에서 세이셸이 인종차별이 조금 있다고 하여 걱정한 면이 있었는데 와서 겪어보니
다들 친절한 사람들이라 아주 좋다.
직원과 함께 자전거 상태(기어 변환 작동, 브레이크, 바퀴공기압)를 확인해서 골라 타면 된다.
내리막길이 많으니 브레이크는 꼭 작동이 잘되는지 확인해보아야 한다.
아침에 카페에서 만난 마스가스카르人인 직원과 얘기를 하는 도중에 들은 얘기로,
(사실 마다가스카르 사람을 만난게 너무 신났다....)
섬 북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거북이가 있다고 얘기해주어서 그쪽으로 우선 가보기로 했다.
길들이 우리 시골길 같아서 정겨운 느낌이다.
시골 출신이라 괜히 시골길만 보면 더 정겨운 척을 하는 게 좀 있다.
아침이라 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어서 천천히 섬을 구경하면서 페달을 밟았다.
섬을 올라가다 보니 큰 공동묘지가 있었다.
라디그 사람들이 대대로 묻혀있는 곳인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조문객들도 있었다.
역시 라디그 뷰 또한 예술이다.
그냥 가다가 바다보여서 찍었더니 이런 뷰가 나온다.
습해서 덥고 땀은 슬슬 나지만 바다를 보면서 타니 즐거운 것 같다.
세이셸 최고.
북쪽으로 천천히 올라가다 보니, 풀숲 사이로 뭔가 큰 덩어리가 보였다.
거북이다. 거북이다!
우리나라 동물원에 가면 멀리서 움직이는 걸 볼 수 있는 거북이가 그냥 길가에 있었다.
자고 있는지 움직이지는 않았다. 건드리면 싫어할까봐 멀리서 줌당겨서 보기만 하다가 다시 이동하다 보니,
아직 문을 안 연 노천 카페 밑에 강아지들과 함께 거북이가 또 있었다.
나중에 구글후기에서 보니, 카페에서 키우는 거북이라고 한다.
가까이 가면 괜히 개들한테 짖음을 당할까봐 거리를 두고,
"똘또! 똘또!"거리면서 보기만 했다.
오후에 문열었을 때 한번 더 와보니 카페가 아주 성황리에 장사가 되고 있었다.
매출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보고 싶었던 거북이와의 신나는 만남을 끝내고, 섬 북쪽 끝을 돌아서 동쪽으로 내려가다 보니 길이 끝나는 것 같아
다시 방향을 반대로 돌려서 선착장 쪽으로 내려왔다.
시간이 일러서인지 아직도 길에 사람들이 거의 없다.
느긋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
다시 섬의 서쪽으로 내려가면서 라디그를 구경했다.
라디그 페리 조금 아래쪽을 지나가는데,
아침 로컬 시장이 열려있다.
현지 사람들인지 관광객인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람들이 많이 들렀다가 가는 곳이었다.
채소와 과일 위주로 판매를 하고 있었고,
무게를 달아서 판매를 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면서 간식으로 먹으려고 방울토마토를 한봉지 샀다.
이런거 체험하고 하면 로컬된 기분 들어서 좋고 막 그렇다.
구글 지도를 보며, 내려가다가 동쪽에 "Grand Anse"라는 비치가 있어서 가보기로 하고 페달을 밟았다.
리뷰에서 업힐이 너무 심하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온김에 가봐야지라는 생각으로 가다보니,
와,,,,, 여기 업힐은 정말 대단했다.
아마 여기를 올라가려고 아침에 티라미스 케이크를 통으로 때린 것 같다.
지금 봐도 까마득하다.
말도 안되는 각도의 업힐에 본인 몸을 잘 가누지 못하고 휘청거리는 와이프를 대신해 자전거를 책임졌다.
듬직해 보였을 것 같다.
물어보진 않았지만 결혼 잘한 거 같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넘어가는데 정말 한참 걸렸다.
섬 아래 끝으로 내려가서 grand anse로 가는 길 언덕은 비추이다.
중간즈음에서 가는 길이 그나마 업힐이 많이 없고 갈만한 길이니 그쪽으로 갈 것을 꼭 추천한다.
가는 동안 땀이 많이 나고 속도가 느리니 모기들이 달라붙는다....
상당히 힘들게 grand anse 비치에 도착할 수 있었다.
9시 반쯤에 도착하니 거의 사람이 없었다.
파노라마뷰로 찍어보았다.
파노라마 움직임 조절을 실패했는데, 실제로는 바다가 굉장히 넓다.
비치에 우리까지 다해서 6명 정도 있었 던 것 같다.
오는 길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예쁜 바다를 보니 피곤이 사라진다. 사르르,,,
잠깐 쉬어가기로 하고, 바다에 발을 담그러 들어갔다.
세이셸에서 보았던 다른 바다들에 비해서 파도가 조금 센 편이다.
천천히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오는 것 같았다.
아빠와 아이는 숏보드를 가지고 와서, 서핑을 할 준비를 했다.
파도가 좀 있어서 서핑을 하기에 더 좋은 비치일 것 같다.
1시간 정도 조용한 비치에 앉아 땀도 식히고 구경하면서 쉬었다.
세이셸에 오니,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고 그냥 쉬게 된다.
다시 라디그 시내쪽으로 가서 점심을 먹으려고 자전거를 타고 이동했다.
야외 성당 같은 곳인데, 배경과 어우러져 보기에 참 예뻤다.
지나가면서 기도를 하고 지나가는 로컬분들도 계셨다.
점심 식사를 하러 "Rey&Josh Cafe Takeaway"에 도착했다.
구글리뷰 집착인답게 역시 리뷰를 보고 고른 곳이다.
크레올 요리를 파는 레스토랑이었다.
칠판에 적혀 있는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하고 나서,
식사 후에 계산을 하면 된다.
다른 세이셸 요리와 마찬가지로,
밥, 메인요리, 채소샐러드가 담겨 있다.
세이셸 여행중에 가본 레스토랑 중에는 로컬음식맛이 가장 강한 곳이었다.
향신료와 허브의 향이 센 편이었는데, 맛있게 잘 먹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파라솔 아래 야외석만 있는 곳이라 너무 덥기는 했다.
맛있게 식사를 끝내고, 라디그의 메인인 앙수스다정 비치를 보러 이동했다.
앙수스 다정은, 유니온 에스테이트팜(L’Union Estate Farm)의 내부에 있어서,
유니온 에스테이트팜 입구쪽에서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1인당 9달러(루피로는 기억이 안납니다ㅜ)를 입구에서 지불하면 되고,
워터파크처럼 손목에 감을 수 있는 밴드를 준다.
들어가면 큰 바닐라와 다른 열대 농작물들을 키우고 있는 농장과,
거북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곳,
그리고 그리고 앙수스 다정 비치를 만날 수 있다.
거북이를 먼저 보고 가기 위해 거북이들을 만나러 갔다.
허벅지 정도까지 오는 벽을 두고 거북이들이 아주 많이 있었다.
벽을 넘어 들어가서 사진을 찍거나 만지는 사람들도 있는 걸 보니, 넘어가도 괜찮은 것 같았다.
100살 넘은 거북이도 있다고 한다. 역시 장수의 상징이다.
사진은 한 부분만 찍었으나 몇배는 더 많은 거북이들이 있었다.
아침에 지나가면서 살짝 본 거북이와는 뭔가 다른 느낌이다.
큰데 귀엽고 징그러운데 계속 보고 싶고 그런 아이들이다.
잎을 직접 줄 수 있게 앞쪽에 많은 가지들을 두어서 자유롭게 먹이를 주면 된다.
천천히 그리고 빠르게 먹이를 먹는데,
넋을 놓고 한참을 계속 보았다.
이상하게 봐도 봐도 질리지가 않았다.
함께 즐기기 위해 영상도 준비해 보았다.
이상하게 안질리네..
크고 귀여운 거북이를 뒤로 하고,
앙수스 다정 비치로 이동했다.
비치 입구쪽에 자전거를 대놓고, 걸어들어가야 한다.
앙수스 다정 비치에 도착했다.
살면서 엄청나게 많은 바다를 본 것은 아니지만,
내가 봐온 바다중에는 최고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마요르카 깔로데스모로가 2등으로 밀렸다)
왜 라디그까지 와서 이곳에 오는지 알 수 있었다.
맑은 바다, 큰 바위와 돌, 푸른 나무들의 조화가 너무너무 예쁜 바다였다.
윈도우 풍경 사진이 그냥 눈앞에 펼쳐져 있는 기분이다.
세상에,,진짜,,, ㅠ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다는 게 경이로웠다.
물이 이렇게 맑고 잔잔하다니,,,
바다 반대쪽으로는 기암괴석들이 병풍처럼 바다와 나란하게 있다.
비치 안쪽으로 나무숲이 있어서, 스노쿨링 후에는 그늘 밑에서 쉴 수 있다.
완벽한 곳이었다... 돌아오고 난 지금도 계속 생각이 난다.
비치 한곳 한곳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었다.
앙수스 다정은 물이 너무 맑고, 파도도 아주 약한 편이라
스노클링을 많이 하는 곳이라고 한다.
스노클링 장비를 챙겨가지 못해서 바다에 발만 담궜지만,
물고기들이 모래사장 앞까지 와서 수영을 해준 덕분에 스노클링 하는 기분으로 보고 올 수 있었다.
언젠가 꼭 다시 세이셸을 와서 앙수스다정을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앙수스 다정에서 구경을 하다가 프랄린숙소에 같이 묵는 마헤 로컬 가족을 또 만났다.
괜히 반가워서 더 주저리주저리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너무 행복했던 앙수스 다정을 뒤로 하고, 프랄린으로 돌아가기 위해 라디그페리로 왔다.
선착장 내부 카페에서 아아메를 마시면서 배를 기다렸다.
사실 이때 자전거를 너무 많이 타서 거의 녹초가 되어있었다.
한 6시간 정도 탄 것 같다, 우리 칭찬해...
시간이 되어서 배를 타고 우리의 숙소가 있는 프랄린으로 돌아왔다.
지난번에 갔던 coco rouge로 가서,
피쉬커리, 갈릭피쉬 (총 120루피) 를 테이크 어웨이 해와서 숙소에서 세이브루와 함께 먹었는데,
이상하게 사진이 없네,,,?
갈릭피쉬가 맛있었다.
코코루지 후기는 지난번 블로그에 조금 더 자세하게 나와있다.
https://yamaeketo.tistory.com/124
저녁을 맛있게 먹고, 숙소 수영을 하면서 너무 행복했던 하루를 또 마무리했다.
세이셸, 너무 행복한 곳 같다.